트램이 들어오면 환승이 편해질까. 간선급행버스는 일반 버스와 다를까. 답은 수단의 이름이 아니라 정류장이 어디에 어떻게 놓이는지에 달려 있다.
트램과 간선급행버스는 일반 버스보다 철도에 가까운 경험을 만들 수 있다. 국제적으로 널리 참조되는 간선급행버스 설계 안내는 정류장을 이용자와 시스템이 만나는 접점으로 보고 미리 요금을 처리하는 방식과 차량과 같은 높이에서 타고 내리는 구조, 정보 제공, 날씨로부터 보호되는 안전한 정류장을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고정된 정류장과 전용 주행로, 평면 승하차, 분명한 노선 정체성, 실시간 정보가 갖춰지면 부담을 낮출 여지가 크다는 뜻이다.
그러나 자동으로 편해지지는 않는다
트램이라고 해서 지하철 환승처럼 되는 것은 아니다.
정류장이 지하철 출입구와 떨어져 있거나 도로를 건너야 하면, 이용자는 앞 편에서 본 버스와 지하철 사이의 환승과 비슷한 부담을 느낀다. 간선급행버스도 마찬가지다. 설계 안내 자체가 환승을 같은 승강장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과 지하통로나 보행교를 거치는 것, 복합 환승시설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눠 설명한다. 같은 시스템 안에서도 환승의 질이 갈린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것이다.
위례선이 보여주는 것
곧 개통을 앞둔 위례선이 이 점을 잘 보여준다.
서울시 자료를 보면 복정역은 트램 승강장에서 지하철역으로 곧바로 이어지는 구조를 지향한다. 남위례역은 육교를 거쳐야 하고 마천역은 외부 보행과 횡단보도 요소가 개입된다.
같은 노선, 같은 차량인데 역마다 환승의 성격이 다르다. 복정역은 철도끼리의 환승에 가깝고 마천역은 버스와 지하철 사이의 환승에 가깝다. 노선 하나를 두고 "위례선 환승은 편하다"거나 "불편하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다.
다만 이 평가는 개통 전 계획 자료에 근거한 것이다. 실제로 운행이 시작되면 출입구 운영과 배차, 보행 환경, 이용자 혼잡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결국 확인할 것은 네 가지
수단의 이름을 지우고 나면 남는 질문은 단순해진다. 같은 높이에서 갈아탈 수 있는가. 비와 추위, 차도로부터 분리되는가. 표지와 동선이 직관적인가. 다음 차가 언제 올지 알 수 있는가.
이 넷이 갖춰지면 버스라도 철도에 가까운 경험이 되고 갖춰지지 않으면 트램이라도 도로 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경험이 된다.
수도권 환승 사례가 보여주는 것
지금까지 살펴본 사례를 한자리에 놓으면 편차가 드러난다.
개찰구 안에서 끝나는 환승부터 보자. 김포공항역 9호선과 공항철도는 평면환산거리 30m 수준으로 최대 2분이면 되지만 이 수치는 그 두 노선 조합에 한정된다. 복정역 8호선과 수인분당선은 지하 2층과 3층 사이를 오가며 0.5~1.5분이 걸리는데 같은 승강장 환승은 아니다. 금정역 1호선과 4호선은 같은 방향이면 맞은편 열차를 타면 그만이지만 반대 방향은 계단을 올라야 하고 대기시간과 방향별 배차가 변수로 남는다. 반면 신길역 1호선과 5호선은 개찰구 안 내부통로인데도 약 500m, 길게는 1km 남짓을 걸어야 한다.
밖으로 나가야 하는 경우는 성격이 다르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은 통로가 닫히면 지하 환승 자체가 불가능해 지상으로 우회해야 하고 서울시는 이때 약 12분이 더 걸릴 것으로 봤다. 서울역환승센터는 지하철 통로 30m에 승강설비를 놓고 정류장을 통합해, 서울시가 12분에서 3분으로 줄어든다고 제시했다. 잠실광역환승센터는 광역버스 환승을 아예 지하에서 처리하는데 제시치는 개통 전 예상이고 구로디지털단지역환승센터는 흩어져 있던 정류소를 역 가까이 모았으나 노선별 시간은 공개되지 않았다. 위례선의 복정·남위례·마천은 복정이 직결을 지향하고 남위례는 육교, 마천은 외부 보행으로 역마다 다른데 이 역시 개통 전 계획 자료다.
눈에 띄는 것은 같은 성격으로 묶인 사례들 사이의 편차다. 개찰구 안에서 이루어지는 환승만 봐도 30m와 1km가 함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