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계획에서 시간은 한 종류가 아니다. 차 안에서 흘러가는 10분과 승강장에서 서 있는 10분은 계산할 때부터 다른 값으로 들어간다.
이 시리즈가 계속 참조하게 될 개념이 하나 있다. 일반화시간, 또는 일반화비용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차내시간과 보행시간, 대기시간, 환승 횟수, 요금, 혼잡, 신뢰성을 하나의 비교 가능한 단위로 바꿔 경로 선택을 설명하는 방식이다.
왜 하나의 단위로 바꾸나
비교하기 위해서다.
어떤 경로가 35분이고 환승이 한 번 있다. 다른 경로는 40분이지만 갈아타지 않는다. 두 경로 중 무엇이 나은지 판단하려면 "환승 한 번"을 시간으로 바꿔야 한다. 그 부담이 5분보다 크게 느껴진다면 40분 직행이 더 나은 선택이 된다.
이때 환승 한 번을 몇 분으로 볼 것인가. 그 값이 환승저항 파라미터다.
계획 실무에서 쓰는 형태는 대략 이런 구조다.
일반화시간 = 차내시간
+ 보행시간에 붙는 가중치
+ 대기시간에 붙는 가중치
+ 환승 횟수·유형에 따른 벌점
+ 혼잡·신뢰성·요금 같은 기타 항목
각 항목은 다른 것을 잰다. 차내시간은 차량 안에서 이동하는 시간이고, 보행 항목은 승강장과 출입구 사이를 걷는 시간과 오르내리는 부담이다. 대기 항목은 다음 차량을 기다리는 시간에 배차와 정시성의 불확실성을 얹은 값이다. 환승 벌점은 갈아탄다는 사실 자체의 부담이고, 여기에 수단 조합과 승강장 구조가 반영된다.
계수의 숫자보다 중요한 것
이 계산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각 계수의 숫자가 아니라 항목이 나뉘어 있다는 사실이다.
보행시간과 대기시간과 환승 횟수와 통로 구조를 따로 두어야, 환승통로를 줄이는 것과 배차간격을 줄이는 것과 안내를 개선하는 것과 엘리베이터를 놓는 것 중 무엇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비교할 수 있다. 하나로 뭉뚱그리면 대안끼리 견줄 수가 없다.
거꾸로 말하면, 항목이 나뉘어 있지 않은 계산은 정책 판단에 쓸 수 없다.
환승을 줄이는 것은 속도를 높이는 것과 같은 종류의 투자다
여기서 한 가지 관점이 따라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 산하 국제교통포럼이 대중교통 편의성을 다룬 보고서는 편의성 향상이 일반화비용을 낮추며, 이는 속도 향상과 같은 종류의 편익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환승저항을 줄인다는 것은 역을 보기 좋게 만드는 일이 아니다. 이용자가 실제로 치르는 통행비용을 낮추는 교통투자다. 열차를 더 빨리 달리게 하는 것과 같은 칸에 놓고 비교할 수 있는 사업이라는 뜻이다.
이 관점이 없으면 환승 개선은 늘 후순위로 밀린다. 새 노선을 놓는 것은 눈에 보이지만 통로를 30m 줄이는 것은 성과로 세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용자가 체감하는 시간으로 환산하면 둘은 같은 단위로 비교된다.
다만 조심할 것
이 계산법의 함정도 분명하다.
환승 한 번을 몇 분으로 볼지는 도시마다, 수단마다, 시간대마다, 혼잡 상황마다 달라진다. 어떤 자료로 추정했느냐에 따라서도 값이 바뀐다. 그래서 "환승 1회는 몇 분"이라는 단일한 숫자를 어디에나 갖다 쓰면 위험하다.
다음 편에서는 그 값을 실제로 어떻게 재는지, 그리고 우리가 가진 자료가 무엇을 보여주지 못하는지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