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신도시를 판교로 설명하면 성공한 정책이 되고 교통 논란으로 설명하면 실패한 정책이 된다. 둘 다 정확하지 않다. 평균적 현실을 보려면 다른 도시들을 봐야 한다.

김포한강과 파주운정, 인천검단, 양주 옥정·회천이다. 이 넷은 판교나 위례처럼 강남 가까이 있지 않다. 수도권 서북부와 서부, 북부의 외곽 거점을 만들려던 도시들이다.

강남 접근성만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동시에 광역교통이 늦어지면 생활 만족도와 시장 평가가 크게 흔들린다는 것도 사실이다.

3기 신도시 개발전략 연구의 전문가 평가에서도 성남 판교와 수원 광교는 전반적으로 높게 평가된 반면 김포한강과 인천검단은 중간 이하 평가를 받았다. 파주운정은 환경적 쾌적성이 높게 평가됐지만 자족성 평가는 낮았다.

김포한강 — 이름은 한강인데 병목은 철도였다

김포한강은 김포의 도시 규모를 키우고 서울 서부축과 연결하려는 개발이었다.

그런데 실제 도시 평가는 김포골드라인 혼잡 문제와 강하게 얽혔다. 한강신도시라는 이름으로 주거환경 이미지를 확보했지만 서울로 가는 길이 철도와 버스에 몰리면서 병목이 생겼다.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2023년 김포골드라인 혼잡 완화 대책을 추진하면서 버스전용차로와 셔틀버스, 대체노선 같은 단기대책을 함께 진행했다.

도시는 커졌는데 광역교통이 따라왔는가. 김포한강이 남긴 질문이다. 이 도시를 평가할 때는 내부의 공원과 수변, 주거환경만 볼 수 없다. 김포공항역 환승과 서울 서부권 통근, 그리고 김포 원도심과 한강신도시의 관계를 함께 봐야 한다.

파주 운정역 승강장. 스크린도어와 에스컬레이터, 출구 안내판이 보인다
파주 운정 일대의 역 승강장. 외곽 거점형 신도시의 평가는 이 역에서 서울까지 걸리는 시간이 좌우했다. 사진: Cocapepper / Wikimedia Commons / CC0

파주운정 — 쾌적하지만 일자리가 없었다

파주운정은 일산과 교하, 금촌 택지개발지구와 맞물려 서북부 생활거점을 만들려는 계획이었다.

자유로와 제2자유로, 경의중앙선, 일산 생활권과 연결된다. 그런데 장기적으로 이 도시의 평가를 좌우한 것은 GTX-A였다.

국토교통부는 GTX-A 운정중앙–서울역 구간이 2024년 12월 28일 개통한다고 발표했다. 개통 직전 참고자료에서는 운정중앙역에서 서울역까지 약 21.5분 도착을 제시했다.

이 수치가 뜻하는 바는 분명하다. 운정이 "멀지만 쾌적한 신도시"에서 "서울 핵심부와 고속철도축으로 연결되는 신도시"로 재평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철도가 열린다고 자족성이 따라오지는 않는다. 전문가 평가에서 파주운정은 환경적 쾌적성 90.0%로 높게 나왔지만 일자리 등 자족성은 60.0%로 낮게 제시됐다. 서울로 가기 편해지는 것과 그 도시 안에 일자리가 생기는 것은 다른 문제다.

검단 — 경계에 있다는 것의 양면

검단은 2기 외곽형 가운데 가장 논쟁적인 사례다.

초기부터 강남 수요를 실제로 대체할 수 있는지 논란이 컸다. 당시 기사에서도 서울 강남까지의 거리와 시간, 투기성 호가 상승, 공급지로서의 적합성 문제가 함께 제기됐다.

검단은 인천 서북부와 김포, 계양, 서울 서부권이 만나는 경계에 있다. 그 경계성이 장점이면서 약점이었다. 여러 생활권에 걸쳐 있다는 말은 어느 생활권에도 확실히 속하지 않는다는 말이기도 하다.

국토교통부는 2009년 검단신도시와 송산그린시티의 광역교통개선대책을 확정했다. 검단에 대해서는 인천도시철도 1·2호선 연장과 환승센터, 자전거도로망을 포함한 대중교통 중심도시 구상이 제시됐다.

그러나 계획된 광역교통의 실행 속도와 실제 서울 접근성, 인천 원도심과의 관계가 검단의 시장 평가를 계속 흔들었다.

검단은 "공급지로 지정됐다"는 사실보다 "어떤 생활권에 편입될 수 있었는가"가 더 중요한 사례다.

양주 옥정·회천 — 기준이 다르다

양주 옥정·회천은 경기북부형 2기 신도시다.

여기서는 강남 접근성이 기준이 아니다. 경기북부 주거·교통축의 확장, 의정부와 동두천, 포천과의 관계, 서울 동북부 접근성이 중요하다.

대광위는 2022년 옥정–포천 광역철도 기본계획을 승인하면서 이 노선을 서울 도시철도 7호선 연장인 도봉산–포천선의 2단계 구간으로 설명한다. 양주 옥정을 거쳐 포천까지 광역교통 서비스를 개선하는 사업으로 제시했다.

양주는 7호선 연장과 GTX-C 논의, 그리고 수도권 북부의 고용지와 상권이 얼마나 성숙했는지를 함께 봐야 평가된다.

계획 언어와 체감 사이

이 네 도시가 2기의 한계를 잘 보여준다.

자족기능과 권역별 거점이라는 계획 언어는 분명히 있었다. 그런데 실제 체감 성패는 광역철도와 간선도로, 버스망, 서울 접근성, 그리고 주변 원도시와의 관계에 크게 좌우됐다.

공원과 도로가 만들어져도 철도 개통이 늦거나 일자리와 상업시설이 늦게 들어오거나 서울 통근 시간이 길면 주민이 느끼는 만족도는 낮아진다.

그러므로 외곽형 2기 신도시는 계획도만 봐서는 평가할 수 없다. 입주 5년, 10년, 20년 뒤의 생활권 변화를 추적해야 한다. 도시는 준공으로 끝나지 않는다.

다음 편부터는 신도시와 성격이 다른 계보로 넘어간다. 주택이 아니라 기능을 옮기려고 만든 도시들, 목적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