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A 운정중앙~서울역 구간이 2024년 12월 28일 열렸다. 1년 8개월이 지났다. 이제 3기 신도시의 교통 약속은 계획서가 아니라 실제 숫자로 검증할 수 있다. 그런데 검증된 것은 두 가지다. 열린 구간이 보여준 것과 열리지 않은 구간이 보여준 것이다.

예측을 넘어선 수요

운정중앙역에서 서울역까지 약 22분이다.

국토교통부 집계로 이 구간은 개통 3개월 만에 누적 360만 명, 하루 평균 3만 9천여 명을 기록했다. 2025년 4월 27일까지는 누적 506만여 명, 하루 평균 4만 1천여 명으로 늘었다.

더 눈여겨볼 것은 예측 대비 실적이다. 평일 수요는 2025년 1월 초 예측치의 67.1퍼센트에 그쳤다. 그것이 4월 둘째 주 101.8퍼센트, 넷째 주 120.5퍼센트로 올라갔다. 넉 달 만에 예측을 넘어섰다.

신도시 교통에서 이런 곡선은 드물다. 2기 신도시의 광역버스나 일부 경전철은 예측 수요에 한참 못 미치는 실적으로 오래 비판받았다. 운정 사례는 철도가 실제로 열리면 수요가 뒤따라온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간이 아니라 생활이 바뀌었다

숫자 뒤의 변화는 설문에서 더 분명하다.

파주시민 2,618명 조사에서 82.8퍼센트가 개통 한 달 안에 GTX-A를 이용했다고 답했다. 이용자의 91.2퍼센트가 만족한다고 했다. 출퇴근 목적 이용이 44.8퍼센트였고 그중 절반 가까이는 주 5회 이용한다고 답했다. 고양시민 7,200명 조사에서도 만족 응답이 90.2퍼센트로 나왔다.

주 5회 이용이라는 응답이 핵심이다. 이것은 가끔 타는 교통수단이 아니라 출퇴근 구조가 바뀌었다는 뜻이다. 신도시 교통 대책이 노리는 것이 정확히 이 지점이다.

다만 부동산 효과는 따로 읽어야 한다. 개통 직후 운정중앙역 인근 일부 단지에서 상승 거래가 보도됐고 고양 창릉 첫마을 본청약도 경쟁률이 높았다. 그러나 이것은 특정 단지의 단기 실거래와 청약 경쟁률이다. 금리와 공급물량, 역세권별 거리 차이를 함께 놓지 않으면 접근성이 가격을 구조적으로 바꿨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런데 가운데가 열리지 않았다

GTX-A는 남쪽 수서~동탄과 북쪽 운정중앙~서울역이 먼저 열렸다. 둘을 잇는 서울역~수서 13.7킬로미터가 남았다. 이 구간이 열리면 서울역에서 수서까지 약 8분이다.

당초 목표는 2026년 6월 말이었다. 2026년 3월 국토교통부는 개통을 8월로 미룬다고 밝혔다. 이유로는 국토교통부의 GTX 사업과 서울시의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사업 사이의 공정 차이, 그리고 시설물 검증시험이 계획보다 약 3주 늦게 시작된 것이 제시됐다.

그 8월도 지났다. 2026년 8월 말까지 서울역~수서 구간은 열리지 않았다. 이유는 공정 차이가 아니었다.

기둥 80개 가운데 50개

2026년 5월, 삼성역 지하 5층 GTX 승강장부에서 철근 누락이 확인됐다.

규모가 작지 않다. 기둥 80개 가운데 50개에서 주철근 2,570개, 약 178톤이 빠졌다. 설계도에는 철근을 두 줄로 배치하게 되어 있었는데 현장에는 한 줄만 시공됐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도면 해석 오류에 따른 시공 과실을 인정했다. 기둥 외부를 22밀리미터 철판으로 감싸는 강판 보강 공법을 제안하고 보강 비용 약 30억 원을 전액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감리업체인 삼안도 이를 사전에 발견하지 못했다.

균열도 함께 보도됐다. MBC는 2026년 5월 20일 삼성역 지하 5층 천장에서 3공구 기준 422건의 균열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3월 31일 열린 18차 공정점검 협의체 회의 자료에는 지하 5층 전체 균열이 약 1,100여 건으로 적혀 있다고 같은 보도가 전했다. 서울시 임춘근 도시기본개발본부장은 같은 보도에서 구조적인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보고는 어디서 멈췄나

기술 문제만큼 크게 번진 것이 보고 경로 공방이다.

서울시는 2025년 11월 13일부터 국가철도공단에 철근 누락 내용을 포함한 건설사업관리보고서를 제출했고 이후 총 여섯 차례 경과를 보고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중대한 시공 오류에 대한 별도 보고나 긴급 공유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월간 보고서가 2,000~3,000쪽에 이르는데 철근 누락은 일부 업무일지에만 제한적으로 기재됐고 열일곱 차례 현장 회의에서도 핵심 현안으로 공식 제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기서 드러난 것은 철근이 아니라 체계다. 수천 쪽짜리 보고서에 한 줄 들어간 것이 보고인지, 아니면 별도로 알려야 보고인지에 대한 합의가 발주와 시공, 감리, 지방자치단체, 중앙정부 사이에 없었다는 뜻이다. 이것은 삼성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언제 열리나

개통 시점을 두고도 서울시와 국토교통부의 말이 갈렸다.

2026년 6월 8일 보도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당초 계획인 8월 중순 개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면서도 8월 개통이 가능할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는 8월 15일 개통은 현실성이 낮다며 아무리 빨리 잡아도 4개월은 걸린다고 했다.

현장 조사와 보강공사계획 확정, 공사, 영업시운전까지 최소 4~5개월이 걸린다는 것이 업계의 계산이다. 6월 기준으로 헤아리면 연내 개통도 장담하기 어렵다. 국토교통부도 연내가 불투명하다는 입장을 냈다. 개통이 늦어지는 동안 월 약 24억 원의 운영손실보전금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도도 나왔다.

삼성역은 이 구간이 열려도 당분간 무정차로 통과한다.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공사가 끝나야 승강장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2호선 임시환승을 2027년 6월 말, 완전 개통을 2028년 상반기로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열린 것과 열리지 않은 것

두 구간은 서로 다른 것을 보여줬다.

열린 구간은 광역철도가 신도시의 시간을 실제로 바꾼다는 것을 증명했다. 예측을 넘어선 수요와 주 5회 이용이 그 증거다. 3기가 선교통 후입주를 내건 이유가 여기 있다.

열리지 않은 구간은 그 약속이 무엇에 걸려 있는지를 보여줬다. 노선도에는 선 하나지만 그 아래에는 발주처와 시공사, 감리, 서울시, 국토교통부가 얽혀 있고 그 사이의 보고 한 칸이 비면 개통은 해를 넘긴다.

신도시의 교통 대책을 읽을 때 개통 목표 연도만 보아서는 안 되는 이유다. 그 연도는 이런 것들이 하나도 어긋나지 않았을 때의 숫자다.

다음 편에서는 입주 일정을 본다. 3기가 내건 선교통 후입주가 실제로 지켜지는지, 그 첫 시험이 올해 12월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