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는 선교통 후입주를 원칙으로 내걸었다. 2기가 집을 먼저 짓고 철도를 나중에 놓아 겪은 일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그 약속의 첫 시험이 석 달 뒤에 있다.
다섯 지구, 다섯 시점
3기는 한꺼번에 입주하지 않는다. 2025년 말 국토교통부 업무보고를 정리한 자료는 최초 입주 예정 시기를 인천 계양 2026년 12월, 고양 창릉 2027년 12월, 부천 대장 2028년 1월, 남양주 왕숙 2028년 8월, 하남 교산 2029년 6월로 제시한다.
공급 효과가 계양에서 시작해 교산까지 3년에 걸쳐 순차로 나타난다는 뜻이다. 본청약은 계양을 시작으로 창릉과 교산, 대장, 왕숙까지 확대됐고 2026년 4월 보도 기준으로 16개 블록이 본청약을 마쳤다.
날짜가 다섯 개라는 것은 시험도 다섯 번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첫 번째가 가장 중요하다. 처음 들어간 사람들이 겪는 것이 나머지 넷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첫 시험은 석 달 뒤 인천 계양이다
계양지구는 귤현동과 동양동, 박촌동 일원 333만 제곱미터에 공공주택 9천 호를 포함해 1만 7천 호가 들어서는 곳이다.
이 가운데 A-2 블록 공공분양 747가구와 A-3 블록 신혼희망타운 538가구, 합계 1,285가구가 2026년 12월 입주할 예정이다. 두 블록의 본청약은 2024년 9월에 끝났다.
속도는 더 붙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26년 6월 30일 계양 A-16과 A-18, A-19 블록에 대해 사업기간 단축을 고시했다. 세 곳 모두 종료 시점을 6개월 앞당겨 2029년 6월까지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교통은 따로 관리되고 있다. 김용석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위원장은 계양 현장에서 3기 신도시 가운데 가장 먼저 입주가 시작되는 만큼 입주민이 교통 불편을 겪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요 도로사업과 대중교통 연계 대책이 함께 추진되고 있다.
창릉은 입주하고 4년을 기다린다
고양 창릉은 A4 블록 2027년 12월, S5와 S6 블록 2028년 1월 입주가 제시돼 있다. 본청약은 세 블록 1,792호 규모로 진행됐다.
창릉의 핵심 철도는 고양은평선이다. 2024년 12월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고양시청에서 창릉과 행신중앙로를 거쳐 새절에 이르는 15킬로미터, 정거장 8개, 총사업비 약 1조 7천억 원 규모의 기본계획을 승인했다. 개통 목표는 2031년이다.
GTX-A 창릉역은 2030년을 목표로 공고돼 있다.
첫 입주가 2027년 12월인데 GTX-A 창릉역이 2030년, 고양은평선이 2031년이다. 먼저 들어간 사람은 3년에서 4년 동안 버스와 기존 도로, 주변 3호선과 경의중앙선을 조합해 서울로 나가야 한다.
대장은 철도가 소송 중이다
부천 대장은 A7과 A8 블록 865호 본청약이 2025년 4월에 있었고 입주는 2028년 1월이다.
대장의 철도는 대장홍대선이다. 부천 대장에서 홍대입구까지 20.1킬로미터를 잇는 민간투자 광역철도로 2025년 12월 착공했고 2031년 개통을 목표로 한다.
여기에 변수가 생겼다. 마포구가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대장홍대선 실시계획 승인처분 취소소송을 냈다. 2025년 12월 홍대입구역 이전 문제로 한 건, 이어 2026년 1월 30일 디지털미디어시티역과 상암고역이 사업에서 제외된 것을 두고 또 한 건이다. 마포구는 광역철도 사업인데도 환승 거점인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을 빼는 과정에 이해당사자인 마포구와 주민의 의견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사업 자체가 멈춘 것은 아니다. 부천시 구간은 착공했고 강서구와 양천구는 도로관리심의를 마쳤다. 마포구도 2026년 8월 열린 하반기 도로관리심의에서 상암역과 성산역 구간 안건을 가결했다. 소송이 이 두 역의 도로관리 사안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고 본 것이다. 다만 홍대입구역 안건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보류됐다. 마포구는 홍대입구역 소송과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추가 요구를 이어가면서 분쟁이 없는 구간의 심의를 먼저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입주는 2028년 1월인데 철도 목표는 2031년이다. 여기에 노선의 서울 쪽 끝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변수가 더해졌다.
왕숙이 기다리는 GTX-B는 공정률 5.7퍼센트다
남양주 왕숙은 A-1과 A-2 블록 1,030호 본청약이 2025년 7월에 시작됐고 입주는 2028년 8월이다. GTX-B와 강동하남남양주선, 경춘선이 만나는 가칭 왕숙역과 도시첨단산업단지가 이 지구의 핵심이다.
GTX-B는 인천대입구에서 서울역을 거쳐 남양주 마석까지 82.8킬로미터를 잇는다. 2025년 8월 4일 민자구간 통합착공계 제출로 72개월 본공사 기간이 시작됐다.
진척은 아직 초기다. 국가철도공단 GTX-B 사업단 자료를 인용한 2026년 5월 보도에 따르면 2026년 3월 말 기준 공정률은 정부가 직접 맡은 용산~상봉 재정구간이 5.7퍼센트, 인천대입구~용산과 상봉~마석 민자구간이 2.7퍼센트다. 개통 목표는 2031년으로 제시돼 있다.
왕숙 입주가 2028년 8월이므로 여기서도 3년 안팎의 간격이 남는다.
교산은 가장 늦게 들어간다
하남 교산은 A2 블록 1,115가구가 2028년 12월 준공, 2029년 6월 입주로 제시돼 있다. 여섯 지구 가운데 첫 입주가 가장 늦다.
교산을 두고 자주 인용되는 2021년 LH 투기 의혹과 보상 불신은 지금 상황과 다르다. LH는 2022년 12월 말 기준 교산의 토지보상률이 100퍼센트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2020년 12월 착수 후 약 2년이고 인천 계양에 이어 두 번째다.
첫 입주가 늦다는 것은 불리한 조건만은 아니다. 뒤에 들어가는 만큼 광역철도가 진척될 시간이 더 있다.
선교통 후입주는 무엇을 뜻했나
다섯 지구를 놓고 보면 결론이 하나로 모인다. 계양을 빼면 첫 입주와 핵심 철도 개통 목표 사이에 3년 안팎이 남아 있다.
여기서 물어야 할 것은 약속이 깨졌느냐가 아니다. 선교통이 무엇을 뜻하는 말이었느냐다.
철도를 먼저 개통한다는 뜻이었다면 지켜지지 않는다. 철도 계획을 먼저 확정하고 착공까지 마친다는 뜻이었다면 상당 부분 지켜지고 있다. 고양은평선은 기본계획이 승인됐고 대장홍대선과 GTX-B는 착공했다. 2기 때 집이 다 들어선 뒤에야 노선이 논의되던 것과는 다르다.
문제는 주민이 쓰는 기준은 뒤쪽이 아니라 앞쪽이라는 데 있다. 기본계획 승인은 출근시간을 줄여주지 않는다. 2기 신도시가 겪은 불만도 계획이 없어서가 아니라 계획이 늦게 실현되어서 생긴 것이었다.
그래서 3기의 성패는 지구 지정이나 착공식이 아니라 첫 입주 이후 3년 동안 무엇으로 그 시간을 메우는가에 달려 있다. 광역버스와 간선급행버스, 도로 개통 시점, 그리고 그것들이 입주 시점에 맞춰 준비되는지다.
그 첫 답이 석 달 뒤 인천 계양에서 나온다. 이 연재가 3기를 다시 살펴야 할 시점도 그때다.
다음 편에서는 신도시의 두 번째 생애를 본다. 1기 신도시가 재건축을 앞두고 마주한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