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를 앞 세대와 가르는 것은 규모가 아니다. 거리다. 1기는 서울에서 20킬로미터 남짓, 2기는 30킬로미터 밖이었다. 3기는 10킬로미터 안쪽에 있다.
이 한 가지가 나머지를 거의 다 설명한다. 왜 지구가 작아졌는지, 왜 광역철도가 계획서 앞머리에 나오는지, 왜 기존 신도시 주민들이 반발했는지가 모두 여기서 나온다.
위성형에서 독립형으로, 다시 연접형으로
LH가 정리한 세대별 비교는 세 단어로 압축된다. 1기는 모도시에서 20~25킬로미터 이내의 위성형, 2기는 30~40킬로미터 이내의 독립형, 3기는 10킬로미터 이내의 연접형이다.
3기는 남양주 왕숙과 왕숙2, 하남 교산, 인천 계양, 고양 창릉, 부천 대장 여섯 곳이다. LH 자료 기준으로 합쳐서 34.46제곱킬로미터, 19만 3천 호다. 가장 큰 왕숙이 10.29제곱킬로미터에 6만 4천 호이고 창릉이 8.12제곱킬로미터에 3만 8천 호, 교산이 6.86제곱킬로미터에 3만 7천 호로 뒤를 잇는다. 계양과 대장은 3제곱킬로미터대로 작은 편이다.
숫자보다 눈여겨볼 것은 방향이다. 창릉은 은평·마포 쪽에, 교산은 강동·송파 쪽에, 계양과 대장은 마곡과 김포공항 쪽에 붙어 있다. 서울 바깥에 짓되 서울 생활권 안에 넣겠다는 배치다.
왜 다시 가까워졌나
2기가 멀었던 것은 실수가 아니라 선택이었다. 30~40킬로미터 밖으로 나가면 땅값이 싸고 큰 면적을 한 번에 확보할 수 있다. 자족기능을 갖춘 독립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도 그 거리에서 나왔다.
문제는 그 거리를 메울 철도가 도시보다 늦게 왔다는 것이다. 김포한강과 파주운정, 검단, 양주가 겪은 일이 그것이다. 집은 다 지어졌는데 서울로 가는 길이 버스뿐인 시기가 몇 해씩 이어졌다.
3기는 그 경험을 공식 문서에 적어 넣었다. LH 자료는 기존 신도시의 업무시설 부족과 기반시설 지연, 서울 도심 접근 불편을 보완하는 것을 3기의 목표로 제시한다. 대규모 자족용지와 광역교통개선대책 조기 수립, 도심 접근성 개선이 그 방법으로 나온다.
계획이 숫자가 됐다
3기 계획기준은 목표를 수치로 못박았다는 점에서 앞 세대와 다르다.
공공주택지구는 330만 제곱미터 이상으로 잡고 목표연도 세대당 인구를 2.35명으로 둔다. 자족용지는 전체의 10퍼센트 이상, 공원녹지는 20퍼센트 이상, 대중교통 분담률은 40퍼센트 이상을 기준으로 제시한다. 계획목표로는 자족과 교통, 교육·환경, 협력, 스마트, 포용 여섯 가지를 든다.
이 숫자들은 3기가 단순히 더 가까운 신도시가 아니라 계획지표와 운영기준을 체계화하려 한 세대임을 보여준다. 다만 비율을 정해 두는 것과 그 비율이 채워졌을 때 기업이 들어오는 것은 다른 문제다. 자족용지 10퍼센트는 땅의 용도이지 일자리의 개수가 아니다.
보상은 이미 끝나 있다
3기라는 말에 2021년 LH 투기 의혹이 먼저 붙는다. 당시 하남 교산을 비롯한 여러 지구에서 사업 취소 요구가 나왔고 보상 절차에 대한 불신도 컸다.
그러나 보상 자체는 그 뒤 마무리됐다. LH는 2022년 12월 말 기준 하남 교산의 토지보상률이 100퍼센트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2020년 12월 보상에 착수한 지 약 2년 만이고 인천 계양에 이어 두 번째다.
이것은 3기를 읽을 때 자주 어긋나는 대목이다. 논란의 이미지는 2021년에 머물러 있는데 사업 단계는 그 뒤로 여러 해 움직였다. 지금 3기의 쟁점은 보상이 될 것인가가 아니라 입주와 교통이 맞물릴 것인가다.
첫 입주는 올해 12월 인천 계양이다
여섯 지구 가운데 가장 앞선 곳은 인천 계양이다. 귤현동과 동양동, 박촌동 일원 333만 제곱미터에 공공주택 9천 호를 포함해 1만 7천 호가 들어서는 지구다.
이 가운데 A-2와 A-3 블록 1,285가구가 2026년 12월 입주할 예정이다. A-2는 공공분양 747가구, A-3은 신혼희망타운 538가구다. 두 블록의 본청약은 2024년 9월에 이미 끝났다. 3기 신도시에서 사람이 실제로 사는 첫 장면이 넉 달 뒤에 나온다는 뜻이다.
속도를 더 내려는 움직임도 있다. 국토교통부는 2026년 6월 30일 계양의 A-16·A-18·A-19 블록에 대해 사업기간 단축을 고시했다. 세 곳 모두 종료 시점을 6개월 앞당겨 2029년 6월까지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교통은 별도의 과제로 다뤄지고 있다. 김용석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위원장은 계양 현장에서 3기 신도시 가운데 가장 먼저 입주가 시작되는 만큼 입주민이 교통 불편을 겪지 않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요 도로사업과 대중교통 연계 대책이 함께 추진되고 있다.
시험대는 거리가 아니다
여기서 3기의 진짜 문제가 드러난다. 서울에 가까워졌다는 것은 출발점이지 결론이 아니다.
고양 창릉은 첫 입주가 2027년 12월로 제시되어 있다. 그런데 핵심 철도인 고양은평선은 2031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GTX-A 창릉역은 2030년을 목표로 한다. 부천 대장은 2028년 1월 입주 예정인데 대장홍대선 개통 목표는 2031년이다. 집이 먼저 서고 철도가 3년쯤 뒤에 오는 구간이 남아 있다.
3기가 내세운 선교통 후입주라는 원칙은 바로 이 시차를 없애겠다는 약속이었다. 그 약속이 지켜지는지는 계획서가 아니라 입주가 시작된 뒤의 출근시간이 판정한다.
그래서 3기를 평가하는 기준은 서울에서 몇 킬로미터인가가 아니다. 입주한 날 아침에 출근이 되는가다. 그 첫 답이 올해 12월 인천 계양에서 나온다.
다음 편에서는 이미 열린 철도를 본다. GTX가 개통한 뒤 무엇이 실제로 달라졌는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