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2025년 서부간선도로 평면화를 보류하며 2018년부터 주민 의견을 17회 수렴했다고 밝혔다. 횟수만 보면 적지 않다. 그러나 공개된 회의자료와 지역 보도를 시간순으로 놓으면 주민과 기업은 몇 가지 요구를 여러 해 되풀이했다.
공개자료에서 확인되는 초기 설명회는 2018년 12월에 몰려 있다. 서울시는 12월 4일 구로구, 5일 영등포구, 6일 금천구에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지상부를 일반도로로 바꾸고 보행공간과 녹지를 만드는 기본 구상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구로구에서는 고척교 일대 교통처리가 일찍부터 쟁점이 됐다. 고척교의 입체 구조를 없애고 평면교차로로 바꾸면 경인로와 서부간선도로의 흐름이 한곳에서 만나기 때문이다. 구일고가 철거도 인근 주민의 이동 경로와 연결된 문제였다.
2021년 말 서울시의회 회의에서 지역 의원은 고척교 평면화와 구일고가 철거에 반대하는 주민 5,000명의 서명을 언급했다. 중요한 것은 공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두 구조물의 존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공개 회의에 남았다는 점이다.
2022년에도 같은 구조물이 쟁점이었다
2022년 8월 26일 서울시의회 회의에서는 지식산업센터인 생각공장 진출입과 고척교 평면화, 구일고가, 사성교 문제가 함께 다뤄졌다. 한 달 뒤인 9월 28일 구로구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는 약 200명이 참석한 것으로 시의회 회의록에 기록됐다.
2024회계연도 서울시 결산 검토보고서도 주민 반대로 공사가 늦어진 이유를 구체적으로 적었다. 고척교 입체교차로 존치와 구일고가 존치, 일반도로 전환 반대였다. 주민 반대를 막연한 기피로 묶기보다 어떤 교통시설을 남겨 달라는 요구였는지 공식 문서가 확인해 준다.
서울시는 주민 의견을 반영해 설계를 조정했다고 설명해 왔다. 그러나 같은 쟁점이 2021년 시의회 발언과 2022년 회의, 2024년 결산 문서에 계속 나타난다.
G밸리는 출퇴근뿐 아니라 화물 이동을 말했다
금천구에서는 산업단지의 통행 특성이 쟁점이었다. 2023년 8월 31일 열린 G밸리 교통환경 개선 간담회를 취재한 지역매체 금천in 보도에 따르면 기업 관계자는 차로 통제로 20분 걸리던 길이 40분 걸린다고 말했다. 대형 화물차가 소형차 전용인 서부간선지하도로를 이용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시 측은 평면교차로를 만들면 산업단지와 주변 도로로 드나드는 지역교통을 분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시설을 두고 기업은 통과 능력 감소를 걱정했고 서울시는 접근 경로 확대를 기대한 것이다.
2025년 1월 20일 금천구청에서 열린 간담회에서도 서부간선도로 일반도로화와 주변 교통대책이 논의됐다. 그해 6월 오목교 지하차도 폐쇄 뒤 실제 정체가 나타나자 이전의 우려는 다른 지역의 민원과 맞물렸다.
공개 기록에 남은 의견수렴
서울시가 밝힌 주민 의견수렴 17회 가운데 구청 자료와 시의회 회의록, 지역 보도에 남은 것은 2018년 설명회와 2022년 회의, 2023년 G밸리 간담회, 2025년 간담회 등이다.
횟수보다 중요한 것은 의견이 사업 결정에 어떻게 연결됐는지다. 고척교와 구일고가를 남겨 달라는 요구, 산업단지 차량의 흐름을 먼저 계산해 달라는 요구는 오목교 폐쇄 뒤 갑자기 생기지 않았다. 여러 해 동안 서로 다른 자리에서 반복됐다.
서울시는 2025년 9월 지하차도 네 곳을 유지하고 신호교차로를 13곳에서 두 곳으로 줄이기로 했다. 결과만 보면 주민들이 우려한 평면교차 확대를 크게 거둬들인 셈이다. 의견을 몇 차례 들었는지와 공사 전에 위험을 얼마나 해소했는지는 같은 질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