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2013년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에 대한 시의회 의견을 들으며 지하도로가 생기면 지상부 교통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계산에는 아직 놓이지 않은 다른 도로들도 들어 있었다. 12년 뒤 오목교 지하차도를 막았을 때 그중 한 노선은 여전히 공사 중이었다.

금천나들목 방향 서부간선도로 금천교 구간
금천교 부근 서부간선도로(2016년). 2013년 교통량 전망은 금천교에서 금천나들목까지 합류 구간을 따로 제시했다. 사진: Jhcbs1019 / Wikimedia Commons / CC BY-SA 4.0 / 크기 조정

서부간선도로 지하화는 성산대교 남단에서 금천나들목까지 지하에 유료도로를 놓는 사업이었다. 지상에 남는 기존 도로는 자동차전용도로 지정을 풀고 지역도로로 바꾸기로 했다. 멀리 이동하는 차량은 지하로 보내고 지상은 주변 생활권을 연결한다는 구상이었다.

2013년 11월 서울시가 시의회에 제출한 도시계획시설 의견청취안에는 사업 전후 교통량 전망이 실렸다. 금천교에서 금천나들목까지 지하도로와 지상도로가 합쳐지는 구간의 하루 교통량은 2011년 10만2,600대였다. 2021년에는 지하도로가 없을 때 9만9,300대, 지하도로가 있을 때 9만4,700대로 예측했다.

이 수치는 서부간선도로 지상부 8.1km 전체가 아니라 금천교~금천나들목 합류 구간의 전망이다. 전 구간 교통량이 같은 폭으로 줄어든다는 뜻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그래도 사업을 검토한 당시 서울시가 교통량 감소를 예상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지하도로만 반영한 계산이 아니었다

의견청취안은 감소 이유로 서부간선 지하도로만 들지 않았다. 수원~광명~서울고속도로와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안양천변 도로 연결 같은 주변 도로망이 교통을 분산할 것으로 봤다.

이 가운데 강남순환로는 2016년 일부 구간이 개통했고 서부간선지하도로는 2021년 9월 문을 열었다. 그러나 현재 광명~서울고속도로로 불리는 구간은 2025년 6월 오목교 지하차도 폐쇄 때도 개통하지 않았다. 2026년 서울시 업무보고는 개통 목표를 2028년 1월로 제시했다.

초기 전망에서 가정한 배경 도로망 하나가 완성되지 않은 채 지상부 평면화가 먼저 진행된 셈이다. 이것만으로 광명~서울고속도로 지연이 오목교 정체를 일으켰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 혼잡에는 오목교 신호 운영과 차로 구성, 지상부로 남은 차량의 종류와 시간대별 수요가 함께 작용했다.

다만 장래 도로망을 전제로 만든 수요 전망을 실제 공사에 적용할 때는 전제가 얼마나 실현됐는지 다시 확인해야 한다. 도로 하나가 계획보다 늦어졌다면 과거 예측값을 그대로 두기보다 현재 교통량으로 다시 시험하는 것이 순서다.

지하도로가 모든 차량을 데려가지는 않았다

2021년 개통한 서부간선지하도로는 소형차 전용 유료도로다. 높이 3m를 넘거나 총중량 3.5t을 넘는 차량은 이용할 수 없다. 요금을 내지 않으려는 승용차와 지하도로를 이용할 수 없는 화물차는 지상부를 이용할 가능성이 남는다.

지하도로 개통만으로 지상부가 곧바로 생활도로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지상부에는 통과교통과 지역교통이 함께 남았고 네 지하차도는 교차로를 건너지 않는 직진 흐름을 계속 처리했다. 오목교 지하차도를 막은 뒤 속도가 절반 아래로 떨어진 결과는 그 역할이 작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서울시도 혼잡 뒤 대안을 바꿨다. 지하차도를 메우고 신호교차로 13곳을 두는 대신 지하차도를 유지하고 신호를 두 곳으로 줄이기로 했다. 지상부는 5차로까지 넓히는 방안을 검토했다. 교통량이 충분히 줄어들 것이라는 전제보다 현재 흐름을 처리하는 일이 앞선 것이다.

2013년 전망이 잘못됐다고 한 문장으로 결론내리기도 어렵다. 전망은 당시 알려진 사업 일정과 모형을 바탕으로 만든 조건부 계산이다. 문제는 그 숫자가 현실과 만나는 동안 조건이 달라졌다는 데 있다. 2025년 오목교에서 확인된 것은 과거 계산의 실패 여부보다 계산의 전제를 다시 확인하지 않은 공사의 위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