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15일 서울시는 서부간선도로 오목교 동측 지하차도의 성산대교에서 금천나들목 방향 통행을 막았다. 지하차도 위에 임시 신호교차로를 만들고 차량을 지상으로 올렸다. 8.1km 자동차전용도로를 일반도로로 바꾸는 계획이 실제 도로에 적용됐다.

금천나들목 방향 오목교 지하차도 진입부
금천나들목 방향 오목교 지하차도 진입부(2016년). 사진은 2025년 폐쇄 공사 이전 모습이다. 사진: Jhcbs1019 / Wikimedia Commons / CC BY-SA 4.0 / 크기 조정

평면화 계획은 지하도로가 개통한 뒤 남은 지상부를 생활도로로 바꾸는 사업이었다. 오목교·오금교·고척교·광명교 지하차도를 메우고 신호교차로 13곳을 설치하는 방안이 들어 있었다. 왕복 4차로 도로 양옆에는 보도와 자전거도로, 녹지를 놓기로 했다.

오목교에서는 네 지하차도 가운데 처음으로 폐쇄가 실행됐다. 서울시는 공사에 앞서 지하차도를 이용하던 차량이 상부 도로를 통과하도록 차로를 옮기고 임시 신호를 설치했다. 계획도면에서 가능했던 변화가 월요일 출근길부터 대기행렬로 나타났다.

시속 14.7km가 7.1km로 떨어졌다

서울시 재난안전실이 2025년 11월 서울시의회에 낸 업무보고에 따르면 양평교에서 오목교까지 통행속도는 폐쇄 전 시속 14.7km에서 폐쇄 뒤 7.1km로 낮아졌다. 51건의 언론보도가 나왔고 관련 게시물과 댓글은 5,718건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한 지점에서 끝나지 않았다. 오목교 상부 신호를 기다리는 차량이 서부간선도로 본선에 늘어서면서 주변 도로까지 정체가 번졌다. 지하차도가 맡았던 직진 흐름과 지역도로의 교차 흐름을 같은 높이에서 처리하는 계획이 실제 수요를 감당하지 못했다.

서울시는 곧바로 사업 전체를 접지는 않았다. 8월 28일에는 9월로 예정했던 광명교와 오금교 지하차도 폐쇄를 연기하고 오목교 운영 결과와 주민 의견을 더 살피겠다고 밝혔다. 추가 폐쇄를 멈춘 시점에도 오목교 지하차도는 닫혀 있었다.

열하루 뒤 방향은 더 크게 바뀌었다. 서울시는 9월 8일 네 지하차도 평면화와 신호교차로 13곳 설치를 보류한다고 발표했다. 지하차도는 유지하고 신호는 두 곳만 두는 대안을 내놨다. 지상부 차로는 왕복 4차로에서 5차로로 늘리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기 시작했다.

막은 비용 7억원, 되돌리는 비용 2억원

오목교 지하차도는 복구공사를 거쳐 9월 29일 다시 열렸다. 6월 15일 폐쇄 후 106일 만이었다. 일반도로화의 핵심이던 지하차도 철거와 신호교차로 설치는 첫 적용 지점에서 멈췄다.

이후 185억원이 매몰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서울시는 9월 30일 설명자료에서 185억원은 2023년 착공 뒤 서부간선도로 8.1km 전체에 투입한 누적 공사비라고 반박했다. 오목교 폐쇄 공사에는 7억원, 원상복구에는 2억원이 들어갔다고 밝혔다. 185억원 전부를 오목교에서 사라진 돈으로 볼 수는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9억원만으로 사업 변경의 비용을 모두 설명할 수도 없다. 이미 집행된 공사 가운데 변경안에서도 쓰이는 부분과 다시 손봐야 할 부분의 비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정체로 도로 이용자가 치른 시간도 공사비 항목에는 잡히지 않는다.

서울시는 평면화를 보류했지만 일반도로화 사업 자체를 없애지는 않았다. 대안은 지하차도를 남긴 채 지상 차로를 더 늘리는 쪽으로 바뀌었다. 자동차전용도로를 걷을 수 있는 생활도로로 바꾸겠다는 사업이 왜 다시 도로 용량을 키우는 계획으로 바뀌었는지는 오목교에서 드러난 혼잡만으로 다 설명되지 않는다. 애초 교통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부터 돌아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