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까지 112개 공공기관이 10개 혁신도시로 자리를 옮기면서 수도권에 내던 지방세가 지방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2026년 4월 낸 『제1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사업 성과와 시사점』과 국토연구원의 앞선 분석을 보면 이 변화는 혁신도시 안에서는 뚜렷했지만 혁신도시가 속한 모도시와 원도심까지 고르게 이어지지는 않았다. 2차 이전이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는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지방세는 지방으로 흘러갔다

공공기관이 수도권을 떠나면서 그동안 수도권에 내던 지방세도 함께 옮겨갔다. 국회예산정책처 집계로 이전공공기관이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지방에 납부한 지방세는 누적 2조 5,072억원이다. 경북이 6,664억원(26.6%)으로 가장 많았고 광주·전남 6,172억원(24.6%), 경남 3,245억원(12.9%)이 뒤를 이었다. 경북에는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도로공사처럼 세액이 큰 기관이, 광주·전남에는 한국전력공사와 그 계열사가 자리 잡은 결과다.

다만 이 흐름이 지방재정 전체를 바꿀 만큼 크지는 않았다. 이전공공기관이 자리 잡은 광역지방자치단체 13곳의 지방세 합계는 2016년 32조 5,000억원에서 2024년 50조원으로 늘었다. 그중 이전공공기관이 낸 몫은 같은 기간 0.82%에서 0.58%로 오히려 줄었다. 지역 전체 지방재정이 이전공공기관보다 빠르게 커진 결과이며 이전 자체의 효과가 사라졌다는 뜻은 아니다.

혁신도시 열 곳 중 여섯 곳은 인구가 줄었다

인구 흐름은 지역별로 갈렸다. 국회예산정책처 분석에 따르면 2015년 대비 2024년 전국 인구는 1.44% 늘었는데 혁신도시가 있는 시군구 가운데 나주·원주·진천·서귀포와 세종을 뺀 나머지 아홉 곳은 오히려 줄었다. 부산 영도구는 17.5%, 울산 중구는 14.0% 줄었고 경북 김천시와 경남 진주시도 각각 1.0% 감소했다. 이전이 마무리된 2019년을 기준으로 다시 봐도 김천은 2.7%, 진주는 2.3% 더 줄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혁신도시 10개 가운데 6개가 인구 감소 추세라고 정리했다.

같은 자료는 혁신도시와 세종을 합친 전체 인구 증가율이 2015년 대비로는 전국 평균을 웃돌았지만(3.2%) 이전이 마무리된 2019년 이후로는 오히려 0.6% 줄었다고 밝혔다. 이전이 진행되던 시기의 전입 효과가 완료 뒤에는 이어지지 않은 셈이다.

지역내총생산도 속도가 달랐다

지역내총생산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대부분의 혁신도시 지역에서 늘었지만 전국 평균 증가율(33.5%)에는 못 미치는 곳이 많았다. 강원 원주(30.4%), 전북 전주(28.8%), 전북 완주(19.5%)가 상대적으로 낮았고 이전이 마무리된 2020년 기준으로는 대구 동구(2.1%)가 가장 저조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대구 동구와 경남 진주를 인구 감소와 낮은 지역내총생산 증가율, 지방세 비중 감소가 함께 나타나는 지역으로 따로 짚었다.

혁신도시가 자란 만큼 모도시가 자라지는 않았다

국토연구원이 2020년 8월 낸 국토정책브리프는 조금 더 앞선 시점의 인구 이동을 들여다봤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혁신도시로 순유입된 인구는 9만 2,996명이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51%가 모도시, 즉 혁신도시가 속한 시·군·구에서 혁신도시가 입지한 읍·면·동을 뺀 지역에서 왔다. 나머지는 주변 지방자치단체에서 26%, 수도권에서 16%, 그 밖의 지역에서 7%가 들어왔다. 조성 초기 순유입인구의 구성비일 뿐 현재 주민 비중은 아니지만 혁신도시가 인근 인구를 끌어당겼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실제로 전북 전주·완주를 뺀 나머지 8개 혁신도시의 모도시에서는 인구가 줄고 있었다. 기업과 일자리의 흐름도 지역마다 갈렸다. 광주·전남은 혁신도시와 모도시가 함께 자란 사례로 꼽혔다. 충북·제주·강원은 혁신도시의 영향은 크지 않았지만 모도시 자체가 전국 평균 이상으로 성장했다. 경남·대구·부산·전북은 혁신도시는 자랐지만 그 힘이 모도시로 잘 이어지지 않았고 울산·경북은 둘 다 성장이 더뎠다. 원도심 공동화의 원인을 혁신도시 하나로 단정할 수 없는 이유이자 지역마다 처방이 달라야 하는 이유다.

김천혁신도시에 세워진 한국도로공사 사옥 전경
경북혁신도시(김천시 율곡동)로 옮겨온 한국도로공사 사옥(2015년 4월 촬영). 김천시 전체 인구는 2015년 대비 2024년 1.0% 줄었고 시의회에서는 원도심 공동화 문제가 최근까지 제기됐다. 사진: 한국도로공사 / Wikimedia Commons / CC BY-SA 4.0 / 크기 조정

김천, 계획이 끝나도 공동화는 남았다

경북 김천시의회 회의록을 보면 이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2024년 6월 행정사무감사에서 김세호 의원은 "사업이 끝나도 공동화 계속 진행되고 있는데"라고 지적했다. 2025년 10월 임시회 본회의에서도 같은 의원이 "구도심 공동화 현상이 아주 심각한데"라며 다시 문제를 제기했다. 같은 해 7월 취임 3개월을 맞은 배낙호 김천시장도 영남일보 인터뷰에서 "방치된 빈집과 낡은 건축물은 도시의 미관과 안전을 해치고 있습니다"라며 원도심의 인구 유출과 고령화를 언급했다. 다만 이 발언들은 원도심의 체감 활력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진단이지 혁신도시가 유일한 원인이라는 입증은 아니다. 자연 인구 감소와 고령화, 다른 개발사업의 영향도 함께 작용할 수 있다.

나주는 다른 숫자를 보여준다

나주는 앞서 본 통계에서 오히려 인구가 늘어난 다섯 개 지역 가운데 하나다. 2015년 대비 2024년 인구가 27.5% 늘었다. 그런데도 혁신도시 자체의 상권은 다른 문제를 안고 있다. 연합뉴스가 2025년 8월 보도한 내용을 보면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2025년 2분기 나주 혁신도시 집합상가 공실률은 37.03%였다. 나주 원도심이 아니라 빛가람동 혁신도시 상권 자체의 수치다. 인구가 늘어난 도시에서도 특정 상권은 비어 있을 수 있다. 이 보도에 등장한 혁신도시 거주 직장인 윤모씨는 "주거는 물론 교육·여가도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끼친다"며 인접 도시와의 생활서비스 연계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성과와 숙제를 함께 보는 이유

지방세가 지방으로 옮겨가고 여러 혁신도시에서 인구와 경제가 자란 것은 1차 이전이 남긴 분명한 성과다. 동시에 그 성과가 지역 안에서 고르게 퍼지지 않았다는 것도 국회예산정책처와 국토연구원의 공식 분석에 담긴 사실이다. 인구가 준 도시가 있는가 하면 인구가 늘어도 상권은 빈 도시가 있고 혁신도시는 자랐지만 모도시로 이어지지 않은 지역도 있다. 2차 이전이 내세운 산업·대학 연계와 정주 여건 개선이라는 원칙은 이 격차를 겨냥한다고 볼 수 있다. 그 원칙이 지자체의 유치 경쟁에서 어떻게 구체화되는지는 다음에 살펴볼 문제다.